AJU HAPPY STORY
주제와 관련된 독자 이야기입니다
베푸는 마음, 그 깊은 소리
글. 장정희 독자(대전시 유성구 전민동) 그림. 강태연
이번 호 『아주 좋은 날』의 주제는 ‘소리’입니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행복을 길어 올리는 독자님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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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아픈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며 큰언니에게서 문자가 왔다. 순간, 언니가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다. 언니가 아니면 누가 연로하신 엄마를 모시고 병원엘 갈 것인가? 어디 병원뿐이겠는가. 반찬이며 엄마가 드실 먹을거리를 들고 찾아다니는 사람도 큰언니다. 마음이 있어도 생각뿐인 다른 형제들에 비하면 큰언니는 행동으로 효도를 실천하는 셈이다.
물론 큰언니는 고향 가까이 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엄마께 더 잘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기에 가끔 언니에게 미안해지면서 동시에 언니에 대한 고마움이 생긴다.
언니는 바다 일에 이골이 난 어촌 아낙이다. 도시 여인네들도 일하고 애들 키우며 힘겹게 살지만 농촌이나 어촌의 아낙들은 육체적으로 훨씬 거친 삶을 살아야 한다. 언니도 그렇다. 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리는 언니에게 바다는 삶의 현장 그 자체다. 사계절 바다와 싸워야 하는 만큼 고된 일상에서 놓여날 수 없다.
겨울이면 살을 에는 바닷바람에 맞서 손발이 부르트고, 여름이면 내리쬐는 뙤약볕에 얼굴이 새까맣게 탄다. 육체적인 노동으로 손에는 굳은살이 늘어간다. 여전히 어촌의 생활환경은 열악하다. 잠잘 시간이 없어 쩔쩔매면서도 언니는 고향에 홀로 계신 친정엄마를 찾아다닌다. 때로는 입으로만 엄마를 챙기는 동생들이 원망스러울 법도 하지만 언니는 전혀 섭섭한 내색을 하지 않는다. 바다에서 건져 올린 싱싱한 활어를 엄마 밥상에 올려드리는 언니, 그 활어를 맛있게 잡수시는 엄마를 생각하면 눈이 시큰해지면서도 마음이 따듯해진다. 언니는 사람에게 어떤 마음으로 베풀어야 하는지 알고 그것을 그대로 실천에 옮긴다. 그 소리 없는 조용한 행동이야말로 언니의 깊이 있는 철학을 증명하는 것이 아닐까.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 해!’ 큰소리로 떠든다고 인생의 깊이가 획득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다른 사람들을 끌어안는 언니의 품에서 산다는 것의 깊이를 느끼게 된다. 언니의 부르튼 발뒤꿈치와 갈라진 손에서 묵은 장맛처럼 깊이 있는 소리가 들리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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