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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New Year

aju sharing

제11회 사랑의 부싯돌

온기를 쌓다
행복이 배가되다

글. 이은아 사진. 장호 일러스트. 민지홍

겨울비가 내리던 12월의 어느 날, 분주하게 움직이는 아주 임직원을 서울 방배동 전원마을에서 만났다. 훈훈한 온기의 연탄처럼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 텅 빈 창고에는 아주 임직원이 손에서 손으로 전한 연탄이 따뜻함으로 차곡차곡 쌓였다. 이웃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을 건네는 삶을 실천한 사랑의 부싯돌 현장을 소개한다.
11년을 이어 온 나눔의 저력
한적하던 방배동 전원마을에 시끌벅적한 활기가 감돈다. 파란 조끼에 빨간 목장갑, 검은색 앞치마와 팔토시까지 착용한 아주 임직원의 부산한 움직임 때문이다.
고급 주택이 즐비한 방배동 전원마을이지만 중심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비닐하우스촌이라 불리는 의외의 지역이 나온다. 말 그대로 비닐하우스에 담요나 망 등을 씌워서 만든 집 80여 채가 옹기종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비켜난 이곳을 아주산업, 아주캐피탈, 아주저축은행, 아주네트웍스, 아주호텔앤리조트 등 아주 전 계열사 임직원 100여 명이 찾았다. 연탄을 배달하기 위해서다.
일 년에 한 번, 초겨울에 진행하는 ‘사랑의 부싯돌’ 연탄봉사활동은 아주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사회복지사업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행사다. 서울은 물론이거니와 전국의 사업장이 동참해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연탄이나 난방용 기름을 보낸다. 사랑의 부싯돌은 아주가 11년째 이어 온 대표적인 장수 사회공헌활동이기도 하다.
11년이라는 숫자는 아주의 진정성을 대변한다. 일회성 행사로 끝날 수 있는 연탄봉사를 쉬지 않고 매년 지속해 왔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는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고 공동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아주의 경영 철학이 있기에 가능한 꾸준함이다 .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연탄 배달에 참여한 베테랑 자원봉사자라도 ‘제11회 사랑의 부싯돌’ 행사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애초에 우천으로 한 번 연기되었는데, 또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궂은 날씨는 봉사 환경도 힘들게 하지만 무엇보다 연탄에 치명타를 날린다.
“연탄은 비에 맞으면 물러집니다. 망가진 연탄은 반납을 해야 하죠. 온몸으로 연탄을 보호해 주세요. 최대한 속도감 있게 옮겨 주시고요.
지난번에는 20명의 아주 특공대가 우천 중에도 3,000장을 무사히 날랐습니다. 오늘도 아주의 저력을 보여 주세요” 사랑의 연탄나눔운동 원기준 사무총장의 격려에 아주 임직원은 각오를 다진다. 연탄 배달을 위해 청바지 차림으로 행사에 참석한 아주 문규영 회장도 임직원에게 따뜻한 격려를 전하며 힘을 실었다.
“연탄은 자신을 태워 따뜻함을 전하는 연료입니다. 비가 오고 힘든 상황이지만 연탄과 같이 남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봉사의 마음으로 모두 이 자리에 모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애써 주십시오” 문규영 회장의 인사말에 권기현 마을회장도 잊지 않고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가을이 되면 아주에서 언제 오시나 기대하고 기다립니다. 여러분 덕분에 춥지 않게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도와주세요” 연탄 한 장의 온기가 절실한 전원마을 주민들에게 아주의 작은 나눔은 큰 힘이 된다. 꽁꽁 언 경제 사정으로 기부와 봉사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같은 상황에서 꾸준한 실천으로 나눔에 앞장서는 아주는 전원마을 주민들에게 특별한 기업으로 각인되어 있다.
제11회 사랑의 부싯돌 행사에서는 이 특별함을 더하는 순서도 마련했다. 배달 봉사와 아울러 연탄 기부를 결심한 직원에게 기부 증서를 전달하는 순서가 그것. 입사 10년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아주캐피탈 최영철 심사역은 연탄 1,660장을, 이웃과 소소한 기쁨을 나누고 싶었던 아주호텔앤리조트 조성주 매니저는 연탄 100장을 개인적으로 기부했다. 사랑의 바이러스는 전염력이 강하다. 이들의 솔선수범하는 자세에 문규영 회장도 2016년도에는 개인 기부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직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아주호텔앤리조트
조성주 매니저
연탄 봉사는 처음인데
생각보다 힘들지 않고
재미있었어요.

아마 저 혼자였으면
엄두도 못 냈을 거예요.

회사 차원에서
동료들과 함께했기에
더욱 값진 경험이었어요.

연탄을 받으신 분들이
이 겨울을 따뜻하게
보냈으면 좋겠어요.
아주캐피탈
최영철 심사역
2015년은 저에게
의미 있는 해였습니다.

입사 10년이 되었고,
그룹 55주년 행사 때
경품 당첨의 행운도
누렸고, 딸도 대학에
합격했죠. 이 모든 걸
감사하는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했습니다.

기부는 이번이 처음인데,
누군가에게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무척 기쁩니다.
연탄이라 쓰고 희망이라 읽다
본격적인 연탄 배달에 돌입하려는 찰나 어느새 주룩주룩 내리던 빗줄기가 눈에 띄게 잦아들었다. 연탄이 비에 젖어 주민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염려하던 아주 직원들의 간절한 염원이 하늘에 닿은 듯 비 그치는 타이밍이 절묘했다. 하늘의 도움을 등에 업은 아주봉사단의 연탄 릴레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전원마을은 연탄 배달이 쉽지 않은 지역이다. 겨우 한 사람이 지나갈 정도의 틈을 두고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기 때문이다. 지게나 수레 같은 도구 대신 손으로 직접 다 날라야 한다. 40여 명의 직원이 전원마을 가장자리에 자리한 집까지 연탄을 배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다. 문규영 회장도 릴레이의 선두에 섰다. ‘하나, 둘, 셋’ 전달하는 연탄 개수를 세는 구령 소리에 맞춰 다들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손에서 손으로 하나씩 연탄을 나르며 서로 호흡을 맞추다 보니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동작에서도 리듬이 느껴진다. 노동요를 부르듯 신나는 콧노래도 흘러나오고, 동료들과의 즐거운 이야기꽃도 사이사이 피어난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직원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높이 14cm, 지름 15cm, 무게 3.6kg의 연탄은 겉보기와 달리 무게가 만만찮다. 여자들은 한 번에 두 장, 남자들은 최대 네 장까지 나를 수 있다. 배달이 계속될수록 팔과 다리는 아프고 얼굴에는 까만 그을음이 묻어난다. 그러나 이 연탄이 누군가에게는 혹독한 겨울나기를 위한 절실함이라는 것을 알기에 한 장이라도 깨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힘을 내서 옮긴다. 주민들의 집에 연탄이 한 장 , 한 장 차곡차곡 쌓인다. 혹한이 닥쳐도 이 집에서 온기가 피어오를 걸 생각하니 아주 임직원의 마음에도 행복이 차곡차곡 쌓인다.
구슬땀 흘리며 연탄을 나르는 임직원이 그저 고마운 전원마을 주민들은 따뜻한 어묵탕을 간식으로 내왔다. 여기에 나인프라임푸드에서 준비한 보쌈까지 곁들이니 봉사 현장은 금세 잔칫집 분위기다.
“비도 오고 날씨도 추운데 다들 너무 고생이 많아. 힘든 우리 동네 주민들을 위해 애써 줘서 고마워”라며 봉사자들의 등을 두드리는 할아버님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진다. 봉사자들은 직접 끓인 어묵탕을 그릇이 넘치도록 담아 주는 어르신들의 인심 덕분에 꽁꽁 얼었던 손과 발은 물론 속까지 풀리는 것 같다.
아주는 지난 11월 23일과 12월 2일 두 번에 걸쳐 방배동 전원마을에 연탄 6,000장을 배달했고, 나인프라임푸드가 기부한 라면 30박스도 전달했다. 사랑의 부싯돌은 전국 지방사업장에서도 계속 이어져 2015년 전국 290세대에 6만 6,000장의 연탄을 지원했다. 자기 몸을 희생해서 온기를 퍼트리는 연탄처럼 아주의 사랑의 부싯돌 봉사활동도 훈훈한 희망의 불씨를 키워 나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숫자로 보는
아주 사랑의 부싯돌 11년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