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2016 SUMMER

motor story

자연 속 여유로움을 찾아 떠나는
한여름날의 SUV 오토캠핑!

글・사진 제공. 모터매거진 편집부

여행을 떠나려면 여행 장소 선정은 물론 숙소, 차편에 음식까지 챙겨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럴 때는 정신없이 분주한 준비는 접어 두고 온・오프 어디든 달릴 수 있는 SUV에 짐을 싣고, 내가 가는 곳이 여행의 목적지가 되는 오토캠핑을 떠나 보자. 마음 내킬 때 훌쩍 떠나는 오토캠핑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를 느낄 수 있는 여행이 아닌가.
영어 사전엔 오토캠핑이 없다?!
국어 사전에서 오토캠핑Autocamping을 찾아보면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 중의 야영”이라고 나온다. 즉 ‘자동차를 이용해 여행하는 중간에 산이나 들에서 잠을 자는 행위’를 말한다. 국내에는 오토캠핑이란 단어가 사전에까지 올라가 있지만, 정작 영어 사전에는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 대신 ‘자동차 야영장’을 의미하는 오토캠프Autocamp라는 단어가 나올 뿐이다. 캠핑의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에선 자동차를 이용한 캠핑이라고 하면 ‘모터 카라반’이나 ‘오토 모빌’을 뜻한다. 즉 캠핑용 차량을 이용한 캠핑을 말한다. 우리와 같이 장비를 일반 차에 싣고 가 텐트를 치고 야영을 즐기는 문화를 ‘오토캠핑’이라고 칭하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 중국뿐이다. 사실 오토캠핑이란 단어를 쓰는 나라도 일본과 우리뿐이다. 대신 유럽이나 미국은 우리와 같은 캠핑 스타일을 알파인 캠핑 또는 캠핑이라고 부른다.
문화가 다르면 캠핑도 달라진다
이처럼 용어에 대한 정의가 다르다 보니 캠핑의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우린 우리만의 캠핑 문화를 갖게 되었다. 미국이나 유럽은 모터 카라반이나 오토 모빌 등을 장기 렌트해 미국 대륙이나 유럽, 호주 대륙을 여행하는 문화가 발달했다. 반면의 우리의 오토캠핑은 주말을 이용해 캠핑장에서 1박이나 2박을 하는 것이 전부다. 또한 여행하며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한곳에 상주하며 자연 속에서 휴식을 즐기는 것이다.
‘쉬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우리의 캠핑 문화는 동(動)이 아닌 정(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에 비해 유럽이나 미국에서 차는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수단일뿐이다. 또한 캠핑은 또 다른 아웃도어를 위한 수단이며 베이스캠프다.
즉 하룻밤의 캠핑을 즐기며 다음 날에는 트레킹을 하거나, 카약이나 낚시 등의 아웃도어를 즐기곤 한다. 가족의 경우, 아이들과 캠핑장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한 예로 일본의 경우만 해도 현(縣)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의 프로그램이 계절별 300여 개에 달한다. 따라서 사계절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이는 휴식에 대한 개념의 차이와 개인주의적 문화의 차이라 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 소중한 추억을 만드는 오토캠핑
이를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현재 널리 사용하고 있는 거실형 텐트다.
일명 리빙셸(Living Sheel)이라고 부르는 이 텐트는 그 안에 취침 공간인 이너텐트와 여럿이 모여 앉을 수 있는 거실 공간이 있다. 거실형 텐트는 길이 5m, 폭 4m가 넘으며 높이는 2m에 달한다. 따라서 텐트 안에서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해 친구나 지인들과 담소를 나누며 술 한잔 마시기에도 좋다. 사실 이 거실형 텐트가 인기를 끄는 곳은 일본이나 중국, 대만, 한국뿐이다. 유럽이나 미국에선 거실형 텐트가 큰 인기가 없다. 미국의 경우, 국립공원이나 캠프장에 가 보면 대형 텐트가 아닌 가족용 4인 텐트나 2인용 텐트가 주를 이룬다.
이는 거실형 텐트가 무겁고 부피가 크기 때문이다. 운반도 힘들지만, 설치하기도 힘들며 다시 해체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다음날 트레킹이나 카약을 할 사람이 1시간 넘게 텐트를 해체한다면, 그건 이미 다른 아웃도어를 포기했다는 말이다. 이는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들에게 캠핑은 다른 아웃도어를 위한 베이스캠핑이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우리는 텐트에서 가족이나 지인과 담소를 나누거나 영화를 보는 등 정적인 휴식이 주를 이룬다. 우리에게 캠핑은 가족이나 친지와 함께하기 좋은 아웃도어다. 따라서 아내와 평소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모닥불 주위에 둘러앉아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춰 가며 대화를 나눈다. 또한 함께 짐을 나르고 땀을 흘리며, 가족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시간을 가지며 아이들은 가족을 위해 자신이 무언가를 해냈다는 만족감을 얻게 되고 함께 살아가는 법도 배워 나간다. 더욱이 살과 살을 맞대고 하룻밤을 자면서 부모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된다. 이런 영향 때문에 캠핑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이를 통해 부모는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 멋진 추억을 만들어 줄 수 있게 되었다. 이런 장점은 서구가 아닌 우리만이 가진 ‘정(情)의 문화’가 만들어 낸 색다른 아웃도어의 미덕이다.
오토캠핑으로 안성맞춤,
SUV의 전성시대
최근 몇 년간 오토캠핑이 폭발적 인기를 끌며 캠핑에 맞는 SUV 차량도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캠핑에 필요한 텐트, 의자, 취사도구 등을 챙기려면 세단보다는 트렁크가 큰 SUV가 편리하고, 자연 속 험한 오프로드를 달리는 것도 무리가 덜하기 때문이다.
캠핑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RV(레저용차량)의 판매 대수가 10대 중 4대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으며, SUV 또한 20% 이상 판매가 늘어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 쌍용차, 르노삼성, 도요타 등 국내외 자동차업체에서 앞다투어 RV, SUV 모델을 출시하며 적극적으로 오토캠핑과 연관 지은 SUV 마케팅을 펼쳐 나가고 있다.
최근 출시한 SUV 중 10년 만에 풀모델 체인지로 돌아온 볼보 XC90를 눈여겨볼 만하다. 가족이 여가 생활을 많이 즐기는 스웨덴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볼보 XC는 그동안 오토캠핑에 적합한 SUV라는 평가를 들었다. 넉넉한 실내 공간에 세단의 장점인 편안한 승차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안겨 주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출시한 볼보 XC90은 앞선 시리즈의 장점을 극대화한 모습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볼보자동차의 자긍심이자 기상을 드높인 XC90은 수많은 변화와 혁신을 이루었다. 오랜 시간 전열을 가다듬은 공학 기술과 사고의 벽을 허물고 목표에 집중한 열정으로 완성했기 때문이다. 스웨디시 럭셔리의 새로운 지평을 연 XC90은 예술적 정수가 깃든 외형 디자인부터 기능적이며 실용적으로 버무려 낸 인테리어까지 그 매력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화려하지 않지만, 현대적 감각이 물씬 풍기는 은빛 라디에이터 그릴과 토르의 망치라고도 부르는 ‘T’자 모양의 LED 주간주행등으로 화려하게 꾸민 헤드램프는 고혹적이다. 매끈한 지붕선이며 단아한 뒤태에 이르기까지 단순히 몇 마디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매력적인 자태를 뽐낸다.
아름다운 실용주의를 강조한 XC90의 실내는 안락한 분위기 속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넉넉한 공간에 배치한 7인승 좌석은 고급스러운 가죽과 섬세한 스티치로 마감했으며 우드그레인은 원목의 느낌을 그대로 살렸다. 화려한 스틸로 장식한 바워스 앤 윌킨스스피커 그릴, 태블릿처럼 가로 배치 모니터를 놓은 센터페시아 등 채택한 소재와 부품의 면면이 값지다. 다이아몬드 커팅 방식으로 제작한 시동키와 운전자 모드 선택 휠은 조각품을 보는 듯하다. 3열 시트를 접으면 넓고 네모 반듯한 적재 공간이 생긴다. 자연과 공감하기 위해 떠나는 오토캠핑에 적격이다. 올여름에는 실용적이면서 대중적인 면모까지 갖춘 SUV를 타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오토캠핑의 자유로움을 느끼러자연 속으로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