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2017 SUMMER

aju sharing

힐링과 즐거움이 있는 여행,

제17회
아주 특별한 여행

글 유재원 사진 전석병, 아주

반복되는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잠깐의 휴식이 절실할 때가 있다. 아주복지재단이 중증 장애자녀를 둔 대구 지역 어머니 25분을 모시고 제17회 아주 특별한 여행을 떠난 이유다. 힐링과 즐거움을 테마로 한 제주 여행은 2박 3일 일정으로 끝이 났지만, 그곳에서 생긴 어머니들의 추억과 우정은 일상으로 이어지며 앞으로의 생활을 응원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함께 전해진 아주 특별하고 행복한 여행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반드시 필요한 힐링의 시간
“제가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왔었거든요. 13년 만에 다시 온 건데, 진짜 많이 바뀌었어요. 평소에 원하긴 했지만 정작 여행은 엄두도 못냈는데 소중한 시간 마련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너무 설레네요!”
2017년 6월 14일, 선선한 바람이 부는 제주 공항에 경쾌한 대구 사투리가 울려 퍼졌다. 17번째 아주 특별한 여행이 시작을 알리는 순간이다. 올해에는 대구 지역 어머니 25분과 2박 3일간의 여정을 함께했다. ‘아주 특별한 여행’은 중증 장애 자녀를 둔 어머니들을 대상으로 힐링과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하는 여행 프로그램으로 아주복지재단이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부모회와 함께 2006년부터 지속해온 장수 프로그램이다.
아주복지재단은 매년 힐링과 휴식이 필요한 대상에게 보다 더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올해에는 취약계층 어머니들에게 장애 자녀 돌봄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높였고, 참여 대상을 자녀 교육에 대한 고민과 스트레스가 정점을 찍을 시기인 학령기(8~20세) 아이들의 어머니들로 지정, 맞춤 여행을 통해 양육 스트레스와 고민을 해소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저는 사실 원래 올 형편이 못 되었는데, 자녀 돌봄 서비스 지원 덕분에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어젯밤에 잠을 못 잤어요. 애들 걱정 반, 설렘 반이었죠. 하지만 막상 이렇게 오니까 저절로 힐링이 되네요. 오기를 잘한 것 같아요. 취약계층 부모들에게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는 시간 보내고 잘 충전하고 돌아가서, 또 아이랑 열심히 생활하려고요.”
여행 후에도 계속되는 끈끈한 관계
어렵게 시간을 내서 참여한 어머니들을 맞이한 건 힐링과 즐거움을 테마로 한 최고의 여행 코스였다. 첫날은 에코랜드를 시작으로 성산 일출봉에 오르고, 사려니 숲길을 걷는 치유의 시간을 가졌고, 둘째날은 산악바이크, 크루즈 관광, 올레7코스 걷기 등 색다른 체험을 통해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간을 보냈다. 발길을 옮길 때마다 어머니들 얼굴에는 웃음이 번졌고, 다 함께 모여 사진을 찍고 추억을 남기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마지막 날, 어머니들은 아주복지재단이 특별히 준비한 전신 마사지로 여독을 풀며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아쉬운 마음을 감출 길은 없었다.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어머니들과 어울려 여행을 한 2박 3일 동안 너무 큰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았기 때문이다.
“장애 아동 어머니들은 진짜 너무 힘들잖아요. 저도 늘 힘들다고 투정하고 그랬는데 좋은 기회를 만나 힐링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아이와 잠시 떨어져서 다른 엄마들과 같이 얘기를 나누는 자체로 위로가 되었어요. 서로 친해지니 든든하기도 했고요.”
여행은 끝이 났지만, 같은 입장에서 고민과 위로를 나누며 싹튼 어머니들 사이의 우정은 자연스레 일상까지 이어졌다. 다 같이 모인 채팅방에서 여행 사진을 보며 웃고, 자녀 걱정과 일상의 수다를 나누는 나날. 생활의 피로를 이겨 낼 수 있도록 돕는 이 따뜻한 관계야말로 아주 특별한 여행이 남긴 진정한 선물이 아닐까.

1 시원한 폭포 앞에서 여고생으로 돌아간 듯 즐거운 시간을 보낸 어머니들
2 제주의 푸른 녹차 밭에서 환한 표정과 마음을 담아 한 컷